화순군이 발주한 하수관 매설 공사현장.

30일 오전 11시 비가내리는 가운데 화순읍사무소 앞 사거리에서 도로의 절반을 가로막은채 공사가 진행됐다.

도로에 쌓아놓은 흙더미가 비에 쓸려 도로는 삽시간에 진흙물로 뒤덮였고 사방에서 진입하는 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뒤엉켰다.

공사현장에서 배수관을 통해 방출하는 다량의 물은 도로에 누적된 빗물이 채 배수도 되지 전에 도로와 인도까지 넘쳐났다.

또 인근 도로의 교통통제 시간이 길어지면서 차량에서 들려오는 신경질 섞인 경적소리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차량들의 거북이 운행에도 불구하고 도로에 쌓여가는 진흙물의 양이 계속 늘어 차량들은 지나가는 보행자들에게 물세례를 퍼부었다.

보행자들은 가지고 있던 우산으로 차량들이 튀기고간 진흙물을 막는데 급급했다.

일부 차량들은 공사현장을 피하기 위해 자치샘 사거리방향으로 우회했지만 이곳 역시 미래타워 시공업체인 W건설의 공사차량들이 도로의 절반을 차지한 채 일반차량들의 진입을 가로막았다.

불과 100여ｍ를 사이에 두고 벌여놓은 공사강행에 차량들과 보행자들은 진흙물로 뒤덮인 비좁은 도로로 내몰렸다.

주민 편익을 위해 추진하겠다던 공사가 오히려 주민 불편만 가중시키고 있지만 시공업체에서 배치한 통제인원을 제외하고는 단속이나 통제의 손길은 찾아볼 수 없었다.

주민 김모(42․화순읍 훈리)씨는 “공사도 좋지만 주변여건이나 주민 불편사항 등도 참고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진흙물이 인근도로로까지 유입되고 있는데 계속 그대로 방치되는 건지 궁금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