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면에서 흑두부집을 운영하는 양덕승 동면번영회장은 ‘귀농’에 대한 기존의 이미지를 싫어한다. 흔히 ‘귀농’이라고 하면 다른 일을 하던 사람이 그 일을 그만두고 농사를 지으려고 농촌으로 가는 것으로 생각한다.

양덕승 회장은 왜 꼭 농사를 지어야만 귀농이냐고 반문한다. 다른 지역에서 살다가 농촌으로 돌아와 터전을 잡고 생활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며 그들 또한 귀농자라는 것이다.

양 회장은 지금까지 한번도 화순을 떠나본 일이 없다고 말한다.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그의 주소지는 항상 화순이었고 10여년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타지에 살았지만 주말마다 부모님이 계신 화순을 찾았기에 화순에 산 것이나 다름없었다는 설명이다.

지금 그의 가족들이 광주에서 살고 있고 그도 농사를 짓고 있지 않지만 그는 당당하게 스스로를 ‘귀농자’라고 말한다. 화순의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가져와 농촌화순에 있는 사업장에서 소비하고 있고 대부분의 생활을 화순에서 하고 있으니 자신은 귀농자라는 것.

농민들도 애써지은 농산물을 어디론가 판매해 수익을 얻어내고 자신도 직접 농사를 짓지는 않지만 그 농산물을 이용해 수익을 얻어내고 있지 않은가.

양덕승 회장은 농사를 지어야만 귀농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이제 농촌에서 농사만 지어 생활하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고 그런 귀농은 성공하기 힘들기에 그는 단순히 농사를 짓는 귀농자보다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자신과 같은 귀농자가 많아져야 한다고 말한다.

농사를 짓지 않아도 농촌으로 돌아와 농촌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농민들과 어울려 살면서 농촌의 경제를 살리는 다양한 역할들을 해내는 그런 귀농자가 많아지기를 소망하는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 그 역할을 해내려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를 행복한 귀농자라고 말한다. 그리고 주위사람들로 부터 소박한 시골사람으로 불리고 싶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