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기 국회의원이 12일 “정계개편과 민주당의 바람직한 변화”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일고 있는 정계개편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최의원은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을 수 있는 세력은 민주당 뿐 이라고 전제하고 민주당이 자기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국민통합신당의 창당을 위한 4가지 원칙도 제안했다.

여기 최인기의원의 보도자료 전문을 소개한다.

< 정계개편과 민주당의 바람직한 변화>

한비자(韓非子)에 아무리 그럴듯한 꾀라 해도 작은 정성만 못하다는 뜻의 교사불여졸성(巧詐不如拙誠)이라는 가르침이 있습니다. 오늘의 열린우리당 모습이 바로 그런 것 같습니다.

불과 3년 전, 권력을 잡은 사람들이 그 권력이 있게 해준 당과 지지자들을 손가락질하며 떠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 사람들은 하늘 아래 다시없을 정당을 만들 것처럼 큰 소리를 쳤습니다. 국민 무서운 줄 모르고 지난 3년 동안 국정을 농단(弄斷)하고, 교만하고 뻔뻔했습니다.

우리 민주당은 은혜를 모르는 그 사람들에 의해 때로는 일개 지역당으로 폄하(貶下)되고, 때로는 언젠가 소멸할 군소세력으로 용훼(容喙)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마음속으로 굳게, 필경 오늘과 같은 날이 오고 말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종가의 법통으로서 결속을 다지고 미래를 준비한다면 우리 민주당이 이 나라에 뿌린 가치와 쌓아올린 역사적 위업으로 인하여 반드시 기회는 다시 온다고 믿었습니다.

한나라당의 집권을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은 민주당뿐

이제 마침내 그때가 왔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빨리, 그 양상에 있어서는 더욱 철저하게 열린우리당은 붕괴하고 있습니다. 지금 대통령과 여당은 세계 어느 나라 정당정치에서도 듣도 보도 못한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열린우리당이 그 간판을 언제까지 달고 있을지 몰라도 이미 국민의 마음속에서 열린우리당은 사라졌습니다.
열린우리당은 우리나라 정치사상 가장 빠르게, 가장 철저하게 소멸한 집권정당이 되리라는 것을 우리는 이미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그토록 말살하려 했던 우리 민주당은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과거 권위주의적 권력의 결집체인 한나라당의 집권을 저지할 수 있는 작지만 강력한 세력이자 정계개편의 중심으로서 그 위상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당원동지 여러분,

우리는 이제부터 더욱 험난한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그동안 소수당 대표로서 우리 민주당을 굳건히 지키며 이끌어왔던 한화갑 대표께서 일주일 후면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는 안타까운 입장이 되었습니다. 민주당이 중심이 된 정계개편이 흔들림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좋은 재판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만,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우리 민주당은 똘똘 뭉쳐 다가올 정계개편 정국에서 중심축에 서고 2007 대선(大選)에서 최종적으로 승리하는 세력이 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우리의 최종적인 승리는 지금부터의 우리의 자세와 헌신에 달려 있습니다. 지금부터야말로 어금니를 단단히 물고 전진해야 할 때입니다.

ꡐ동굴의 우상ꡑ반면교사 삼아 철저한 자기혁신부터 우선해야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우리 민주당이 집권 대안세력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철저한 자기반성부터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원이 아닌 국민과 외부에서 바라보는 우리 민주당에 대한 시각은 차갑기만 합니다. ꡒ민주당은 여당의 몰락과 정계개편에 막연히 기대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ꡓ는 것이 많은 국민들의 솔직한 심정일 수도 있습니다.

플라톤의「국가론」에 나오는ꡐ동굴의 우상ꡑ은 갇힌 자기세계에서만 보고 생각하는 것을 진리라고 믿는 편견을 일컫는 말입니다. 우리 민주당이 그동안 호남이라는 한정된 지역에서의 여론지지에 안주해 넓은 세상 밖을 보는데 소홀히 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시점이라고 저는 판단합니다. 노무현 정권의 코드인사를 비판하면서 폐쇄적인 당 운영을 하고 있지 않은지, 평화민주세력의 통합을 말하면서 내부의 분열은 방치하고 있지 않은지 역시 돌아보아야 합니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추락이 노 정권의 압박과 분열책, 그리고 시대적 요구와 변화에 부응하지 못한 민주당 스스로의 자책에서 비롯되었다면 이제는 시대적인 과제와 변화 요구에 적극 부응해 스스로 한계를 극복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 우리 민주당의 당면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先自强 → 중도개혁실용세력 結集 → 同參政權創出의 3단계별 行動原則 필요

저는 오래 전부터 정계개편에 임하는 우리 민주당의 단계별 3원칙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先自强, 後結集, 同參政權의 創出이 바로 그것입니다. 先自强 원칙에 대해서는 당내에서 아무런 異見이 없습니다.
그러나 제2단계 중도개혁실용주의 세력의 결집과 최종 단계 동참정권창출에 이르기까지의 전략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내에 당내 컨센서스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여 이 부분에 대해 저의 견해를 밝히고자 합니다.

현 단계에서 내년 대통령선거의 주도권이 한나라당에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한나라당의 집권을 용인할 수 없습니다. 한나라당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의 승계자이며, 한나라당이 집권한다면 우리 민주당이 이 땅에 심은 성숙한 민주화의 가치와 역사적인 업적들은 상당 부분, 혹은 전면적으로 훼손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솔직히 말씀드려 우리 민주당 단독으로 한나라당의 집권 저지와 정권창출에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우리는 겸허하게 이 현실을 인정하면서 소수정당으로서 겪었던 뼈저린 아픔을 한 시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러한 현실적 한계를 인정하고 민심을 받들어, 신뢰를 쌓으며, 몸집과 체력을 키우는 전략을 수립하여 절차탁마(切磋琢磨)의 정신으로 차질 없이 실천해내야 합니다.
혼자 힘으로 할 수 없는 일을 여럿이서 힘을 합치면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結集論입니다.
우리는 한나라당의 집권을 받아들일 수 없는 세력들을 하나로 결집해야 합니다. 우리 민주당이 중심이 되어 제 3지대에서 모든 中道改革實用主義 勢力이 함께 하고 21세기 미래한국에 대한 국민적 여망과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國民統合新黨을 창출해야 합니다.

국민통합신당의 創出은 4가지 원칙하에 이뤄져야

여기서 저는 국민통합신당 창출을 위한 4가지 원칙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 원칙은 거듭되는 말씀입니다만, 중도세력의 결집입니다.

변화에 적응능력을 상실한 정통보수주의나 국민적 공감을 얻지 못하는 급진적 진보주의로서는 국민통합과 선진한국으로 전진할 수 없습니다. 中道에 서지 않고는 國民大統合을 이룰 수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념의 양극단 極左와 極右에 치우친 사람, 分黨에 책임이 있는 사람, 非理와 腐敗에 연루된 사람을 제외하고 나라의 미래와 민생을 걱정하는 모든 中道實用主義, 實事求是 勢力을 결집해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와 함께 하기를 희망하는 각계각층 모든 사람들을 기탄(忌憚)없이 받아들여야 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적극적으로 그러한 분들을 찾아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새로운 광장에 새로운 정당의 기치를 세우는 것입니다.

두 번째 원칙은 參與의 全國化와 多樣化입니다.

여러분이 잘 알고 계시듯이 盧武鉉 대통령은 국민통합신당을 저지하는데 올인하고 있습니다. 盧대통령이 그 명분으로 삼는 것이 다름 아닌 지역정당 회귀론입니다.
물론 盧 대통령은 불순한 의도로 그런 말을 하고 있습니다만, 盧 대통령이 우리가 고수해야 할 중대한 하나의 원칙을 상기시켜 준 것은 사실입니다.
국민통합신당은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전국적으로 동참세력을 확대하는 한편, 이념과 직업, 연령 등에 있어서도 그 스펙트럼을 최대로 확장하고 다양화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을 것입니다.

세 번째 원칙은 面貌의 斬新化입니다.

정계개편 움직임을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이 많이 있습니다.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으면서도 정계개편에 대해서는 냉소적으로 생각하는 국민은 많습니다.
그 주된 이유는 그래 봐야 도로 열린당이나 도로 민주당이 되지 않겠나 하는 것입니다. 두 말 할 것도 없이 그렇게 되면 정계개편은 실패하는 것이며, 이 나라의 5년은 과거회귀세력의 本山인 한나라당에 맡겨질 것입니다.
국민통합신당이 도로 민주당이나 도로 열린당이란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부터 모든 것을 버려야 합니다.
창조적 파괴를 통한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小貪大失을 경계하면서 모두가 大義를 위해 白衣從軍의 각오를 해야 합니다.
지도부를 포함한 민주당의 우리 모두와 열린우리당을 포함한 동참세력 그 누구도, 그 어떤 기득권도 내세워서는 안됩니다.
민주당의 정통성과 정체성의 계승을 전제로 필요하다면 민주당의 黨名까지 바꾸는 문제도 검토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바탕 위에서 각계 각 분야에서 이 사회에 기여해 온 전문적 인사를 비롯한 젊고 참신한 인물들을 마음을 열고 정성을 다해 영입해야 합니다. 배제가 아닌 포용, 군림이 아닌 희생으로 우리의 眞情性을 보여줘야 합니다.

네 번째 원칙은 國民統合新黨의 正體性에 대한 확신을 국민 속에 심는 일입니다.

盧武鉉 정권은 지난 4년 가까이 원칙도 경륜도 없이 國政을 실험대상으로 삼았습니다. 그 결과 民生은 도탄(塗炭)에 빠졌으며, 대다수 국민들은 미래에 대한 작은 꿈도 꿀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내년 대통령 선거 국면을 상상해 볼 때, 당면한 民生苦에 절박한 나머지 많은 사람이 過去權威主義勢力을 선택할 가능성이 다분히 있습니다.
그러나 過去權威主義勢力에게 꿈이 있을 리 없습니다. 그들에게 개혁의 정신이 있을 리 없습니다. 개혁이 없이는 역사와 발전이 전진할 수없습니다. 우리는 또한 大衆의 불안과 두려움이 專制政治를 부른다는 토크빌의 역사인식까지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대적 필요성이나 경제적 타당성과는 동떨어진 60년대식 개발공약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그런 터무니없는 개발공약이 국민들의 耳目을 끄는 것도 사실입니다. 미래를 내팽개친 채 정치싸움과 이념투쟁과 우리 역사 후벼 파기에만 골몰해 온 盧武鉉 정권에게 질렸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창출하고자 하는 국민통합신당만이 21세기에 걸맞는 민주적이고 창조적인 정권을 탄생시킬 수 있음을 국민들이 상상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국가적으로 필요하고 실현가능한 꿈과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이 나라는 過去 권위주의정권의 승계세력이 아니라 中道改革實用勢力이 맡아야만 미래가 있다는 확신을 심어야 하며, 우리가 바로 그 代案勢力임을 증명해 보여야 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는 대통령 후보도 가장 참신하고 민주적인 방법으로, 가장 훌륭한 인물을 선출할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이에 필요한 모든 절차적인 문제는 국민의 신뢰 확보라는 절대적인 명제 위에서 앞으로 차근차근 갖추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당한 원칙과 숭고한 목표에 대한 컨센서스가 이루어지면 우리 민주당은 더 이상 소수세력이 아닙니다.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정계개편의 從屬變數가 아니라 중심세력이요, 常數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서두르지도 말고, 民心과 天心이 우리에게 주신 이 기회를 흘려보내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