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 포괄사업비를 없애겠다.”는 전완준 군수의 화순군의회 발언을 두고 상반된 여러 가지 논란이 일고 있다.

그 동안 군수 포괄사업비 등은 낭비성 선심성으로 쓰여 졌다며 긍정적 평이 있는 반면 자치 행정을 모르는 단편적인 졸속선언이었다는 혹평도 나오고 있다.

거기다 오래전부터 계속되어 온 세출 예산의 틀을 바꾸는 중요한 문제를 발표하면서 사전에 의회 등 관련기관의 의견을 듣지 않는 등 절차상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전완준 군수는 31일 제141회 화순군의회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내실을 도모하는 열린 행정을 위해 군수포괄사업비를 없애겠다고 선언했다.

예산의 낭비 요인을 막고, 예측가능하고 투명한 군정이 이뤄지도록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부 주민들은 그 동안 군수나 군의원 등이 선심성, 낭비성으로 포괄사업비를 집행해 왔다며 군수 포괄사업비 폐지를 환영한다고 말한다.

화순읍 광덕리에 사는 정모씨는 이제까지의 관행을 과감히 떨쳐버리려는 용기 있는 선언이라며 당분간 행정적 어려움은 다소 있겠지만 투명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당연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군 행정을 잘 아는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군정을 이끌려고 이런 결정을 쉽게 내렸는지 모르겠다며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군민들의 욕구가 다양하고 복잡하며 여러 가지 상황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군수의 포괄사업비는 반드시 있어야 할 예산인데 그것을 없애고 어떻게 군정을 원활하게 수행 할 것인지 안타깝다는 것이다.

군수 포괄사업비를 없애겠다는 이유가 예산의 낭비를 막고, 투명한 행정을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없애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말한다.

적정한 집행과 집행 내용의 공개 등으로 얼마든지 낭비와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동안 말썽의 돼 왔던 선심성 집행 우려도 집행 상황의 공개로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30여년 행정직 공무원으로 근무했던 고위 공직자 출신 모씨는 포괄사업비란 비목(쓰이는 곳)을 정하지 않아 군수가 자량으로 집행할 수 있는 예산이라며 중앙정부의 예산을 확보 할 때는 물론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 방안 등에 포괄사업비는 반드시 필요한 예산이라고 말한다.

또 다른 고위 공직자 출신도 앞으로의 상황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면 포괄사업비가 필요 없을 수도 있겠지만 행정을 하다보면 그렇지 못하다고 말한다.

이론적으로는 포괄사업비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 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군정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포괄사업비는 반드시 필요한 예산이라고 설명한다.

다양하고 복잡해지는 행정수요를 미리 예상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

화순군의회의 분위기는 더욱 부정적이다.

화순군의회는 군수의 포괄사업비를 없애겠다는 것은 의원들의 포괄사업비도 없애겠다는 뜻으로 받아드리고 있다.

A 의원은 의원들의 뜻이 잘못 전해지면 “의원들이 마치 포괄사업비에 욕심을 내는 것처럼 비춰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말하기가 무척 조심스럽다며 말문을 열었다.

군수 포괄사업비 폐지는 중요한 문제이고 의회와 깊은 연관이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발표하기 전에 협의를 거쳤어야 했다고 말한다.

군민을 위한 행정을 펴기 위해서는 군청과 의회가 상호 협의를 통해 협조와 협력이 이루어져야 할 것인데 이 같은 중요한 결정을 하면서 한마디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의회를 경시한 태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한편 중앙정부 각 부처와 광역시, 도, 그리고 시, 군, 구 등 행정기관에 포괄사업비가 예산에 편성되기 시작한 것은 20여 년 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는 정부 각 부처와 국회의원, 그리고 광역시장, 도지사는 물론 광역자치단체 의원과 대부분의 시, 군, 구장과 기초 자치단체 의원 등이 포괄사업비 예산을 확보하고 있다.

화순군은 군수 포괄사업비 8억, 10명의 군 의원에게 각 1억원씩 10억, 화순읍장에게 5천만원, 12개 면장에게 각 3천만원씩 3억6천만원 등 총 22억1천만원의 예산이 세워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