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의 삶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주는 "친구"란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요? 나와 내 친구의 우정이 혹시 산술적인 우정은 아니었는지 반성해보면서 이 글이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진실한 우정은 먼저 서로간에 기본적인 예절을 지키면서 상대방을 깔보거나 흉보지 말고, 친구의 재주와 능력을 인정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으며 겸손해야합니다. 또 친구의 형편을 이해하고 사소한 피해라도 끼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여러 분야의 '친구'가 필요합니다. 우리 인생에 어떤 친구가 필요할까요?

첫째, 믿고 의논할 수 있는 든든한 선배와 스승, 어른이 필요합니다.

우리에게는 선택의 기회가 너무 많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고, 직장을 그만 둔다든가 옮긴다든가, 이렇게 정답이 없는 질문들과 부딪쳤을 때 도움이 되는 것은 나보다 먼저 이런 선택들과 맞닥뜨렸고, 어떤 쪽으로든 결정을 했던 선배들의 경험입니다.

가보지 않은 길에 들어섰을 때 앞서 그 길을 지나친 사람들이 전해주는 충고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는 누구나 다 아는 사실, 그래서 생각이 깊되 머뭇거리지 말고, 결단력 있게 충고를 해줄 수 있는 든든한 선배(스승, 어른)를 반드시 알아두어야 합니다.

둘째, 무엇을 하자 해도 믿고 따라오는 후배가 있어야 합니다.

윗사람에게 사랑받기는 쉬워도 아랫사람에게 인정받기란 대단히 어렵습니다. 학창시절 경험만으로도 그렇습니다. 싹싹하게 일 잘하고, 가끔 귀여움도 떨면 `내리사랑` 이라고 선배들에게 충분히 예쁨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후배들에게 사랑받기 위해 술 많이 사주고, 소개팅 많이 시켜준다고 될 일 이 아니지요. 더욱이 내가 무엇을 하자 했을 때 `선배가 하는 일이라면` 하고 기꺼이 따라 와주는 후배를 두기란!

그러나 그 인생길에 있어 좋은 후배를 두는 것은 훌륭한 선배를 두는 것만큼이 나 중요합니다. 유비에게 만약 관우, 장비가 없었다고 생각해보십시요. 젊은 에너지를 계속 공급받기 위해서도 당신을 믿고 따라 와주는 멋진 후배 한명쯤은 있어야 합니다.

셋째,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냉철한 친구가 필요합니다.

친구라고 해서 언제나 내 편만 들어서는 곤란합니다. 좋은 약일수록 입에는 쓴 법이지요. 정말 좋은 친구라면 상황을 냉철하게 판단해서 때로는 당신의 생각과 결정에 가차 없는 비판을 해줄 수도 있어야 합니다.

이런 잔소리 쟁이 친구가 있어야 혹여 당신의 눈에 편견의 껍질이 씌워지더라도 쉽게 벗겨낼 수 있습니다. 당시에는 친구의 비판과 잔소리가 듣기 싫고 서운하겠지만 이후에 생각해보면 친구의 한마디가 좋은 약이 되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넷째, 나의 변신을 유혹하는 날라리 친구가 필요합니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끼리끼리" 모이는 것이 친구이긴 하지만 매일 같은 분위기의 장소에서 같은 화제로 수다를 떨고, 심지어는 패션 감각까지 비슷하다면 이건 좀 재미가 없습니다. 뭔가 색다른 이벤트를 원할 때 `튀는` 친구가 한 명 있다면 분위기를 확 바꿀 수 있습니다.

평소 조신한 패션을 즐겨 입는다면 과감한 패션을 좋아하는 친구를 따라 최신 트렌드를 좇아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될 것입니다.

다섯째, 여행하기 좋은 먼 곳에 사는 친구가 필요합니다.

1년에 한 번이라도 낯선 곳의 바람을 쐴 수 있다면 매일 쫓기는 힘겨운 일상도 견뎌볼 만하지 않을까요? 여행은 분명 삶의 활력소입니다. 혼자 떠나는 것이 두렵다면 먼 곳에 사는 친구를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반가운 벗과 밤을 지새우며 도란도란 수다도 떨고, 현지 가이드로서 꼼꼼한 여행안내도 받고. 일석이조(一石二鳥)의 여행을 선사해줄 수 있는 친구가 당신에게 있는지 지금 확인해 보십시요.

여섯째, 어떤 상황에서도 내 편인 친구가 필요합니다.

이러저러한 설움 중에 가장 슬픈 것은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다는 외로움입니다. 이해 받지 못한 자의 상처는 소심함과 열등감을 만듭니다. 사람들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때 정말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시장(市長)통에서 싸우는 아줌마가 외치는 `동네 사람들 내 말 좀 들어보세요.` 라는 말도 실은 자신을 이해해주고 자신의 편이 되어줄 사람들을 구하는 소리입니다. 무엇을 하든 `내편` 보다 든든한 재산은 없습니다.

일곱째, 언제라도 불러낼 수 있는 술친구가 필요합니다.

흔히 남자들은 쌓인 술병의 숫자와 우정의 깊이를 비례한다고 말합니다. 술을 마시기 위한 귀여운 변명쯤이려니 하지만 일면 수긍이 가는 말이기도 합니다. 좋은 술자리는 마음을 넉넉하고 편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로는 당신도 이런 분위기가 그리울 때가 있을 것입니다. 감정의 신호가 술 한 잔을 원할 때, 당신이 부르면 언제라도 달려와 앞자리에서 유쾌하게 술잔을 부딪쳐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여덟째, 독립공간을 가진 독신 친구도 필요합니다.

만약에 당신이 남자 혹은 여자 친구와, 또는 남편 혹은 부인과 싸웠다고 가정해 봅시다. 1백 평 이상의 2층 집이
아니고는 그 지긋지긋한 남편(또는 아내)의 얼굴을 피할 방법이 없습니다. 또 부모님 눈치 보느라 마음대로 울 수도 없겠지요.

가출을 생각해 보지만 어디로? 괜히 여관에라도 갔다 엉뚱한 오해를 사는 것은 싫고. 이럴때 기꺼이 당신을 맞아주는 독신 친구가 필요한 겁니다. 그(또는 그녀)가 당신에게 따뜻한 잠자리와 실컷 소리 내어 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겠죠?

또 밤새 나의 화풀이에 맞장구도 쳐줄 겁니다. 같이 욕은 안 해주더라도 적어도 그는 남편(또는 아내)가 있는 친구들처럼 `네가 참아야지` 라는 식상한 말로 나의 화를 돋우지는 않을 겁니다.

아홉째, 부담 없이 돈을 빌려줄 수 있는 부자친구가 필요합니다.

친한 사이일수록 금전관계는 금물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 툭 터놓고 긴급구조 요청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역시 친구 뿐입니다. 당신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고, 속 시원히 돈을 꾸어줄 수 있는 친구를 한 명 쯤 알고 있다면 마음이 한층 여유롭고 든든해질 것입니다.

열번째, 추억을 많이 공유한 오래된 친구가 필요합니다.

오래된 술일수록 향이 깊고 맛도 진합니다. 매번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지 알리는 일은 덜 익은 술을 마실 때처럼 재미없습니다. 특히 제대로 맞지 않았을 때의 삐걱거림과 노력은 얼마나 피곤한지...

반면에 빡빡머리에 주근깨 콕콕 박혀 있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유지 해온 우정이라면 눈빛만 봐도 무엇을 생각하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말이 없어도 감정을 전달 할 수 있는 교감은 오래된 친구 사이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미덕입니다.

마지막으로 연애감정 안 생기는 속 깊은 이성(異性)친구가 있으면 좋겠지요?

누구라도 한 번쯤은 `남녀(男女)간에 우정(友情)이 가능할까?`를 생각해 보았을 겁니다. 물론 이 문제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단지 확실한 것은 남녀의 가치관이 분명 틀리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연인은 곧잘 이 문제로 싸우곤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동성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생각을 가진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동성이면서도 당신을 이해해 주지 않는 친구도 많습니다.

이럴 때는 오히려 `우정이상 사랑 이하`의 속 깊은 이성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편이 위안 받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성으로서가 아닌, 다른 성과의 솔직한 대화는 당신의 가치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떠나 서로 거짓없이 진실한 친구가 '참 친구'입니다. 당신에게는 참친구가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