異

`학경불가단(鶴脛不可斷)` 이라는 말이 있다.
학의 다리가 길다고 자르지 말라는 말.
쓰잘 데 없이 길다랗기만 한 다리를 똑각 분질러
예쁘장하게 해주고 싶지만 그러지 말라는 말.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으니까.

가녀리고 예쁘장한 종달새의 다리와 기다란 학의 다리는 분명 다르다.

다를 이(異).
그렇다.
세상 천지 만물은 모두 다 다르다.
너와 내가 다르듯이.
생김새부터 성장 과정, 환경, 습성, 취향 모두 다.

그런데 인간은 왜 그 다름을 인정하기 싫어하는 걸까?
"" 오메메~~ 왜 그런데~~~""
"" 웃겨야~~""
남의 행동을 보고 공연히 입방아 찧다가
시기, 질투, 험담, 비방, 모함까지 한다.

참말 묘하게 웃기는 인간 심뽀다.
생김새가 다르듯 행동 또한 다를 수밖에 없는데도.
가치관, 인생관, 평가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허기사,
그 묘한 인간 심뽀가 있어 세상살이가 재밌기는 하다.

언젠가 본 영화에서 지저분하고 더럽게, 원시인처럼 분장한 남자가
이를 잡아먹는 장면이 나온다.
그 장면을 본 나는 입가에 씨익 미소를 띠었다.
그 시나리오를 쓴 작가의 발상이 재밌어서.

허지만,
그 장면을 다른 여자들이 봤다면 십중팔구,
"" 오메메~ 던지러워라~~""
하고 기겁했을거다.

같은 조가비인데도 시각 자체가 이렇듯 다른데,
조개와 고추의 차이는 또 얼마나 클까?

좌우지간,
크건 작건 차이와 다름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 늘었음 좋겠다.
특히 작은 지역사회일수록.
공연히 악마같은 심뽀로 모함이나 일삼지 말고...


2006년 2월 9일 아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