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선생님과 11분의 심의위원님께 !

낼 아침10시에 큰 놈을 받아들일것인지 아닌지를 심사하신다 들었습니다.
이미 그 큰놈이 오기로했다는 애기가 교실에 파다하게 퍼졌건만 울 선생님의 의
중을 알길이 없어 이렇게 글 올립니다.

우리학교 총학생수가 2001년 기준으로 79,496명에서 2003년 76,486명(우리반은
44,445명)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는건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겠지요? 또한 많은
동료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정든학교를 떠나가고 있습니다. 이 어려운 상황에서
도 울 부모님들은 이곳 화순에 정붙이고 힘들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려운 가운
데도 월사금은 꼬박꼬박 내고 말이죠. 전 그것도 어려워 밀렸지만....

근데 그 큰놈이 들어온다는 말에 울 부모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아무리 무한경쟁시대에 살고 있어 울 부모님 또한 경쟁해야 한다지만 이미 경쟁
상대가 되질 못한건 선생님도 잘 아시잖습니까? 선생님마저도 울 부모님께 ""당
신은 그만한 놈하고 경쟁할 힘을 기르지 못하고 지금까지 무얼했소? "" 하신다면
할말이 없지요.
하지만 우리 사회가 힘센 놈만 살아가는 세상은 아니지 않습니까?

울 부모님같은 분이나 가게도 마련못해 거리에서 리어카에서 장사 하시는 분도
살아야되고 다 팔아봐야 10,000원도 될까말까 하는 울보따리 할머니도 사셔야
죠.
선생님은 이 모두를 돌봐야 하는 책임이 있으신 분입니다.

근데도 말이죠...선생님이 그렇셨는지 아니면 또 다른 선생님이 그렇셨는지는 몰
라도
리어카나 보따리 장사 하신분 모두 내 보내셨을때 무지 섭섭했었습니다.
마음이 많이 안타까웠다고 하셨는데 지금도 그러하신지요.

근데 요번엔 대다수의 가게하시는 분들이 다 내몰리게 되었습니다.
꼭 꼬집어 그 큰놈 때문이라고는 못하겠지만 전혀 아니다고는 못하겠죠.
그만큼 영향력이 큰놈이니까요.

하긴 따지고보면 그렇게 큰 놈도 아니내요.
더 힘센 놈하고의 경쟁에서 자기도 살 길 찾으려고.. 무모하게 덩치를 키우기보
단
적당한 곳 ( 광주같으면 2,3개동 규모 상권)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닌까요.
전략을 바꾸었다고 해야겠죠.

그 바람에 그렇잖아도 힘들어하고 있는 울 부모님들 더 힘들게 되었습니다.
그 점에 대한 선생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일부에선 그 큰놈이 들어와 좋은 물건 싸게 준다하니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애들
도 있지만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보다 싸게 공급하기 위해 더 싸게 납품 받으려 합니다. 그것 때문에 제값도 못받
고
울며 겨자먹는 심정으로 끌려가곤 하는게 지금의 현실입니다. 제조보다 유통의
힘이
더 커진 결과이지요.
여기 화순만의 문제만은 아니지만 모든 문제를 단순무한경쟁의 관계로 방치하기
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그런 논리로 볼때 쌀 문제도 맥락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신토불이 신토불이 외치지만 훨씬 저럼한 가격에 더 질좋은 쌀이 우리 시
장을
넘보고 있습니다. 국제화시대와 자유경쟁 시장논리에 맞겨야 할까요?
왜 그런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냐고요?
울 부모님과 저 자신이 못나서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죽어야 할까요?
아니면 이 화순을 떠나면 될까요?
대다수의 학생이 다 떠나고나면 그 큰놈도 더 이상 머물지 않겠지요?
시장논리에 따라 다른 시장을 노릴것 입니다.

그럼 우리 학교는 어찌되나요?
다시 신입생 모집하여 처음부터 다시 시작 하시렵니까?

논리의 비약은 있을진 몰라도 위정자의 입장에선 생각해볼 문제라 생각합니다.
모두가 화합하는 화순건설은 멀리 있는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선생님의 생각
은 어쩌신지요?


작은 놈 아들 올림

p.s 낼 교무실로 울 부모님들 흰색교복 입고 우리 대신 등교 하신다는데
너무 나무래지 마시고 따스한 마음으로 받아드리시기 바랍니다.
낼 부터 또 다시 추워진다는데 걱정이 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