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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초등학교 교사의 행복했던 날들
당신은 진정 의인이었습니다. rnrn
작성 : 2004년 12월 01일(수) 11:00 가+가-
한 때는 600건아가 반곡 동산을 함성으로 메웠다는데 지금은 폐광촌이 되어 삶에 지치고 힘든 분들이나 나이드신 분들이 손주들을 돌보고 사는 지극히 전형적인 두메산골 농촌 마을이 되어 아무도 이곳을 거들떠 보지 않습니다.
봄에는 철쭉꽃이 찬란한 금수강산을 만들고 여름이면 신록이 우거지고 매미노랫가락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며 가을이면 오곡백과 무르익어 사람의 마음을 더욱 살찌우게 하는 것만은 변함없는데 사람들은 모두 도시로 도시로 떠나가고 반곡동산은 텅빈 들판이 되버렸습니다.
당신은 이곳 오지의 학생들에게 하루종일 산새와 놀고 가끔 지나가는 승용차를 보며 꿈을 키우는 이곳의 어린 꿈나무들에게 커다란 축복의 선물을 주셨습니다. 꿈의 서울 나들이!! 잠실롯데월드-국회의사당-KBS방송국-63빌딩-서대문형무소-청와대-경복궁-임진각-판문점-도라산 전망! 대-제 3 땅굴 태어나서 처음이란 고백을 한 어느 학생처럼 이곳 어린이들에게는 너무도 뜻밖의 선물이었습니다. 그처럼 밝고 아름다운 아이들의 모습들이 가슴깊이 와 닿았습니다.
9월 어느날 혜성처럼 나타난 당신,
늙은 할머니를 모시고 사는 불쌍한 소녀가, 식량과 학비가 없어 생활고에 신음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스스로 싼타크로스 할아버지가 되어 돛재를 넘어 가던 중 우연히 들른 반곡분교장, 이곳에서도 당신은 무거운 짐을 흔쾌히 짊어 지셨습니다.
당신 스스로 하고 싶어서 한 일 당신이야 기쁨으로 충만 하시면 그만이겠지만, 우리의 아이들에게는 엄청난 행운이었습니다.
농부가 봄밭에 씨앗을 뿌리는 것은 가을에 수확을 많이 거두워 들이려는 욕심이고 학생이 책과 씨름하는 것은 역사 속에 큰 발자국을 남기고 싶다는 욕심이 숨겨져 있음은 자명한 이치일진데 당신은 아무런 댓가도 없이 그저 무심히 따라 주었습니다.
단지 그들이 어려운 형편에서 문화 실조증에 허덕이며 살아가는 두메산골의 어린학생들이라는 사실 하나로 당신의 도와야 한다는 막연한 생각을 현실로 실현시켜주어 아이들에게 큰 감동과 기쁨을 주었습니다.
가진 자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자로 재고 또 재는데, 요즘 사람들이 얼마나 영악하다는데 당신은 옛날의 시골의 순수하고 꾸밈없이 뛰놀던 그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이 그러했듯이 당시에는 이름도 알려지지 않는 코르시카섬에서 태어나 파리의 어두운 뒷골목 골방에서 책벌레가 되어 살던 어렵고 힘든 시절을 결코 잊지 않고 장군이 되고 황제가 되었어도 형제들과 어렸을 때의 친구들, 자기를 잘 따르던 오른팔 같은 심복 부하들에게 자신의 큰 마음들을 늘상 아낌없이 주고 또 주었습니다.
당신에게는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의 아름답고 순수함, 뜨겁고도 강인한 열정들이 언뜻 언뜻 스쳐 나타나는데 거기에 더 보태 아무런 까닭도 이유도 없이 그것이 좋게 보이면 옳다고 생각하면 즉시 행동에 옮겨버리는 맹목적인 순수가 보여서 제 마음속의 따뜻함과 벅참이 당신에! 대한 존경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만해 한용운의 시속에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당신의 고상한 생각도 인생의 목표도 끊임없이 반복되는 아름다움으로 이 지상을 더욱더 환하게 빛내리라 생각됩니다.
당신의 행적을 생각하면 지난 60년대 시대의 영웅 박정희씨가 나타나 새마을 운동을 전개할 때 우리의 우국지사형 선비들은“부익부, 빈익빈”이 정치냐고 손가락질 해댔습니다.
그렇지만 박정희 대통령은 비행기로 갈 사람은 비행기로 가고 기차로 갈 사람은 기차로 가고 자동차로 갈 사람은 자동차로 갈 수 있게 “나는 길을 닦겠소”하고는 묵묵히 행동에 옮겼습니다.
사회 간접 자본을 확충하여 산업화를 앞당겼고 수출 지상주의를 내세워 세계의 여러곳에 한국의 상품이 팔려 가도록 했고 눈물과 설움의 보릿고개를 없앴으며 구부러진 넥타이처럼 끝을 모르는 논둑길, 밭둑길을 리어카 길로 만들어내는 위대한 한국인이었습니다.
분명, 당신에게는 박정희 대통령과 같은 다부진 모습, 어느 누구와도 다정다감하게 친구가 되어주는 소탈하고 대범한 모습, “하면된다”는 모토로 충일 되어있는 확신형, 굳센 기질, 어떤 어려움도 힘든 일도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창조적 비젼이 가슴 가득 채워져 있는 위대한 한국인임을 다시 한번 실감합니다.
국민경제가 거덜나간다고 하는 지금 당신도 많은 어려움을 해결하시느라 미쳐 땀 닦을 시간도 없을 지 모릅니다. 그러나 당신은 그 힘들고 어려움을 내색하지 않고 기쁜 마음으로 폐광촌에 사는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거금을 쾌척했습니다.
누가 당신의 그 깊은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TV에 보이는 모금활동으로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도 충분히 아름다운 행동이지만 우선 현실적으로 제게 와 닿는 것은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의 어린 영혼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있는 당신의 훌륭한 보살핌이 자애로움이 고향사랑의 마음이 빼어나게 아름다운 것은 보나파르트 나폴레옹도 결코 따를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무엇이 가장 아름다운가는 모두들 자기 마음 속에 있겠지만 진정 아름다운 것은 아무렇게나 흩어져있는 내동댕이쳐져 있는 폐석같은 존재를 아름다운 영혼으로 숨 쉴 수 있도록 다잡아 주는 일이 참다운 아름다움이 아닐까요?
저는 2004년의 모든 상황을 주시했고 아이들의 웃음섞인 대화를 들을 수 있었고 가는 곳마다 신기해하고 감사해하는 마음들을 두루 읽을 수 있었습니다.
당신이 의인이 아니고 누가 의인이겠습니까?
이름도 성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대열에서 낙오자가 되지 않으려고 밤잠을 설쳐가면서 도전에 도전을 거듭하여 다산의 오늘을 만들어온 전형준 사장님!
그 분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의인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스스로의 힘으로는 오늘을 살아가기 몹시 힘든 사람들을 위해, 내일의 꿈을 키워가기에는 너무 열악한 현실에 절망에 절망을 거듭하고 있는 상처받은 영혼들을 위해, 모든 것을 아름답게 생각하고 있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없어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어린 영혼들을, 위해 마지막 꺼져가는 불꽃을 아쉬워하며 안타까워하며 삶의 마지막을 혼몽한 정신으로 보내야하는 가엾은 노인들을 위해 자기의 힘을 다 쏟는 전형준사장님 같은 분을 이 시대의 의인이라 하지 않는다면 달리 어떤 말로 표현해야겠습니까?
저는 그분의 돈 앞에 머리 숙인 것이 아니라 그분의 훌륭한 생각 앞에 행동하는 양심앞에 깊이 머리 숙입니다.
전형준 사장님!
앞으로도 그 고귀한 정신 잊지 마시고 출발선상에 나란히 설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을 보살펴 주십시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당신의 고향의 꼬마친구들도 함께 진심어린 감사를 드립니다.
반곡분교장 교사 문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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